유종현. 정형외과

근감소증 증상·자가진단, 종아리 둘레로 체크? 운동·단백질·낙상 관리

나이 들며 허벅지·종아리가 눈에 띄게 가늘어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기·계단 오르기가 힘들고, 자꾸 휘청거리거나 넘어진다면 —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의 신호일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감소증은 이제 단순 노화가 아니라 질병코드까지 부여된 '질환'으로 보고 관리하는 추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근감소증이 왜 생기는지, 집에서 해보는 자가진단(종아리 둘레·의자 기립·SARC-F), 낙상·골절·골다공증과의 관계, 근력운동과 단백질 중심의 관리법, 그리고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위험신호까지 정리했습니다. 다만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실제 진단은 진료와 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둘게요.


근감소증이 뭔가요? (왜 나이 들면 근육이 빠질까)

근감소증(sarcopenia)은 말 그대로 근육의 양(근육량)이 줄고 근력과 신체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상태예요. 예전에는 그냥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는 노화"로만 여겼지만, 지금은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2016년,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질병분류에 근감소증 진단명을 포함해 질병코드가 부여된 독립 질환으로 보고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 꼭 구분하고 넘어갈 게 있어요. 근감소증은 '근육'이 줄어드는 병이고, 흔히 같이 언급되는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병입니다. 둘은 다른 질환이지만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서 뒤에서 다시 다룰게요.

근육이 빠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나이가 들면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진다(동화저항, anabolic resistance)는 거예요. 그래서 어르신은 오히려 젊은 사람보다 단백질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만 열심히 하면 근육이 오히려 더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아요.

젊은 허벅지는 근육이 두툼하고, 노년기 허벅지는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난 단면을 단순화해 비교한 도식

젊은 시기와 노년기의 허벅지 근육 변화를 단순화한 이해용 도식입니다(실제 해부와 다를 수 있어요).

근육량은 대체로 20대 중후반에 최고치에 이르렀다가 40대까지 유지되고, 50대 이후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해 70세 이후 빠르게 감소합니다. 중장년 이후에는 10년마다 근육량이 약 6%씩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고, 80세 무렵에는 청년기에 비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될 수 있어요. 침상안정처럼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은 더 빠르게 빠지기 때문에, '쓰지 않으면 줄어든다'는 점이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근 손실), 고려대학교의료원 건강매거진, JKMA 2024 근감소증 종설

증상과 자가진단 — 나도 해당될까

이런 변화가 나타나면 근감소증을 의심해요

근감소증은 천천히 진행해서 본인도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요. 아래와 같은 변화가 겹친다면 한 번쯤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집에서 해보는 자가진단 (참고용 — 확진은 아니에요)

집에서 간단히 가늠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어요. 다만 이건 '의심해 볼 신호'를 찾는 참고용이고, "근감소증입니다"라고 단정하는 검사는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1) 종아리 둘레 재기
줄자로 종아리에서 가장 굵은 부위를 잰 값이 남성 34cm 미만, 여성 33cm 미만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추가 검사를 권합니다.

2) 손가락 링(finger-ring) 테스트
양손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종아리에서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 보세요. 종아리가 손가락 고리보다 얇아서 헐겁게 남으면 위험 신호일 수 있어요.

3) SARC-F 설문
근감소증 선별에 흔히 쓰이는 5문항 설문이에요. 머리글자를 따서 들기(Strength)·걷기 보조(Assistance walking)·의자에서 일어나기(Rise from chair)·계단 오르기(Climb stairs)·낙상(Falls) 다섯 가지를 점검하며, 총점이 일정 기준(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합니다. (문항별 점수 기준은 자료마다 표현이 조금씩 달라, 정확한 평가는 의료진의 설문지로 받으시는 것이 좋아요.)

줄자로 종아리 둘레를 재는 모습과 양손 손가락으로 종아리를 감싸는 손가락 링 테스트를 나란히 보여주는 자가체크 도식

집에서 해보는 자가체크를 단순화한 이해용 도식입니다(확진은 진료·검사로 받으세요).

위 항목이 여러 개에 해당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진료·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아요. 자가진단은 어디까지나 참고일 뿐 확진이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기억해 주세요.

(참고) 병원에서의 진단 기준

병원에서는 자가체크에서 그치지 않고 근력·신체기능·근육량을 함께 측정해 진단합니다. 아시아권(우리나라 포함)에서는 보통 AWGS 2019 기준을 사용해요. 아래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이고, 자료에 따라 값이 조금씩 다르게 인용되기도 합니다.

평가 항목측정 방법기준(AWGS 2019)
근력악력(grip strength)남성 28kg 미만 / 여성 18kg 미만
신체기능보행속도초당 1.0m 미만
신체기능5회 의자 기립검사5회 일어서는 데 12초 이상
근육량DXA(이중에너지 X선)남성 7.0kg/m² 미만 / 여성 5.4kg/m² 미만
근육량BIA(체성분 분석)남성 7.0kg/m² 미만 / 여성 5.7kg/m² 미만

근력이나 신체기능만 떨어져 있으면 '근감소증 가능성', 근육량까지 떨어져 있으면 '근감소증'으로 보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판단해요. 참고로 우리나라 65세 이상에서 근감소증 유병률은 약 7.9%(2022년, AWGS 2019 적용)로 보고되었고, 나이가 많을수록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자료·기준연도에 따라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어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AWGS 2019(JAMDA), 주간 건강과 질병(PHWR 2024)

근감소증이 무서운 진짜 이유 — 낙상·골절·골다공증의 악순환

정형외과 진료실에서 어르신을 볼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에요. 근감소증은 단지 "기운이 없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근육량과 근력이 줄면 균형을 잡는 힘이 약해져 잘 넘어지게(낙상) 됩니다. 그리고 어르신의 낙상은 곧 고관절(엉덩이뼈)·손목·척추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의 골절이 거동을 어렵게 만들고, 누워 지내는 시간이 늘면 근육이 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근육 감소에서 균형 저하, 낙상, 골절, 활동 저하를 거쳐 다시 근육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보여주는 원형 다이어그램

근감소증이 낙상·골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단순화한 이해용 도식입니다.

여기서 앞서 말씀드린 '근육 vs 뼈'가 다시 등장합니다. 근감소증(근육 감소)과 골다공증(뼈 약화)이 함께 있는 상태골근감소증(osteosarcopenia)이라고 불러요. 비타민D 부족, 영양 결핍, 활동 저하 같은 공통 원인으로 뼈와 근육이 동시에 약해지기 때문에 같이 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 연구(낙상클리닉 대상)에서는 골근감소증이 있으면 낙상·골절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되기도 했어요(특정 집단의 결과라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수치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근육을 지키는 것이 곧 낙상과 골절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뼈에 대한 이야기(골밀도검사, 칼슘, T-score 등)는 아래 '함께 보면 좋은 글'의 골다공증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아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Osteosarcopenia 종설(Climacteric), Frontiers in Medicine(PMC)

관리 ① 근력운동 — 가장 근거가 탄탄한 핵심

근감소증 관리에서 근거가 가장 탄탄한 핵심은 운동, 그중에서도 근력(저항)운동이에요. 아래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반적인 원칙이고, 효과와 적절한 강도는 개인차가 큽니다.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은 피하시고, 심장·관절·혈압 등 지병이 있으시면 시작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걷기만으로는 부족해요

많은 분들이 "걷기 운동 열심히 한다"고 하시는데,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근육량을 지키기에 부족할 수 있어요. 근육을 키우려면 근육에 적당한 저항(부하)을 주는 근력운동이 따로 필요합니다.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핵심은 '근력운동 + 충분한 단백질'을 함께 가는 거예요. 앞서 말씀드렸듯,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근육이 오히려 더 빠질 수 있으니까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 건강매거진

관리 ② 단백질·영양 — 충분히, 단 개인 상태에 맞게

단백질,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일반적인 노인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약 0.91g 수준이지만, 이는 '현상 유지' 정도예요. 근감소증이 우려된다면 체중 1kg당 약 1.0~1.2g 정도를 권하는 자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라면 하루 약 60~72g이 되는 셈이에요.

좋은 단백질 식품으로는 살코기, 생선, 달걀, 두부, 콩, 유제품 등이 있어요.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끼니마다 고르게 나눠 먹는 것, 그리고 류신(leucine)이 풍부한 단백질이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이 부분은 아직 연구가 쌓이는 중이라 기관마다 강조하는 정도가 조금 달라요).

단백질 식품 안내
끼니마다 챙기기 좋은 단백질 식품
살코기·생선·달걀·두부·콩·유제품 등이 대표적이에요.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 아침·점심·저녁에 고르게 나눠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신장질환 등 지병이 있으시면 단백질 양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특정 보충제가 식사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 신장질환이 있다면 단백질 양은 꼭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여기서 정말 중요한 주의점이 있어요. 만성콩팥병(신장질환) 등 지병이 있으신 분에게는 고단백 섭취가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적정 단백질 양은 신장 기능과 질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신장질환을 비롯한 지병이 있으시다면 단백질을 늘리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근육에 좋다니까 무조건 많이"는 위험할 수 있어요.

비타민D·칼슘은 결핍을 교정하는 차원에서

비타민D와 칼슘은 근육·뼈 건강과 낙상 예방에 함께 거론되는데, 특히 부족한 경우 채워주는 의미가 큽니다. 다만 보충제는 무작정 고용량으로 드시는 것보다, 부족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에 맞게 드시는 것이 안전해요.

한 가지 꼭 짚어둘 점은, 현재 근감소증을 단번에 낫게 하는 '특효약'은 명확히 자리 잡지 않았고, 운동과 영양이 1차 관리라는 것이 정설이라는 거예요. "이 보충제 하나면 근육이 돌아온다"는 식의 광고는 균형 있게 받아들이시길 권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고려대학교의료원 건강매거진,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KFACS), 일반 임상 식이 원칙

⚠️ 이런 신호가 있으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병원으로

근감소증은 보통 서서히 진행하지만, 아래 신호는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다른 병이 숨어 있을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새로 나타났다면, "나이 들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기지 마시고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세요.

위 위험신호는 일반적인 진료 기준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과도한 불안보다는 "이럴 땐 늦추지 말자"는 참고로 활용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근감소증은 그냥 노화 아닌가요? 좋아질 수 있나요?
A. 지금은 질병코드가 부여된 '질환'으로 보고 관리합니다. 특효약으로 단번에 낫는 병은 아니지만, 근력운동과 충분한 단백질로 진행을 늦추고 근육 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요. 일찍 시작할수록 도움이 됩니다.

Q. 단백질을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 근감소증이 우려되면 체중 1kg당 약 1.0~1.2g 정도를 권하는 자료가 많아요. 다만 신장질환 등 지병이 있으시면 고단백이 해로울 수 있으니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셔야 합니다.

Q. 종아리 둘레로 정말 알 수 있나요?
A. 1차 선별(남성 34cm·여성 33cm 미만)에는 유용한 참고 지표예요. 다만 이것만으로 확진하지는 않고, 악력·보행속도·근육량 검사를 함께 봐서 진단합니다.

Q. 근감소증과 골다공증은 같은 건가요?
A. 다릅니다. 근감소증은 '근육',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병이에요. 두 가지가 함께 오면 골근감소증이라 부르고, 이때 낙상·골절 위험이 더 커집니다.

Q. 걷기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나요?
A. 걷기(유산소)만으로는 근육을 지키기에 부족할 수 있어요. 근력(저항)운동이 핵심이고, 저강도부터 시작해 균형운동을 함께 하시길 권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AWGS 2019, 고려대학교의료원 건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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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핵심 3줄 요약

증상이 비슷하다면 자가 판단으로 끝내지 마시고,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 프로필
유종현 정형외과 전문의
전주 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근골격계 질환 진료

본 글은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이 진료 경험과 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감수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슬관절·견주관절 전임의 및 Master course, 을지병원 족부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정확한 진단·치료는 대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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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감수: 2026-07-07 ·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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