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현. 정형외과

사타구니가 콕콕, 걷다 보면 아픈 고관절 — X-ray는 정상인데 계속 아프다면?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사타구니(서혜부)가 콕콕 쑤시고, 걷거나 양반다리를 할 때 고관절이 아픈데 X-ray는 "정상"이라고 들으셨다면 — 단순 근육·점액낭 문제로 넘기기 어려운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타구니·고관절 통증의 대부분은 점액낭염이나 근육 문제처럼 비교적 가벼운 원인입니다. 하지만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쓴 적이 있거나, 술을 많이 드시거나, 외상·고관절 탈구·잠수 병력이 있는 분이 사타구니 통증을 겪는다면 —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N)라는 질환을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무혈성 괴사가 무엇인지, 어떤 분이 위험한지, 단순 관절염·점액낭염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X-ray만으로는 부족하고 MRI가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까지 정형외과 전문의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다만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고, 실제 진단은 진료와 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둘게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뭔가요? — "썩는 것"이 아니라 "혈류가 막혀 일부가 죽는 것"

고관절은 골반의 절구(비구)에 넙다리뼈머리(대퇴골두, femoral head)가 공처럼 끼워진 볼-소켓 관절이에요. 이 대퇴골두는 우리 몸무게를 직접 받치는 부위라, 늘 충분한 혈액 공급이 필요합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N, 골괴사, osteonecrosis)는 어떤 이유로든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그 부위의 뼈 조직이 죽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먼저 풀고 싶어요. "뼈가 썩는 병"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계신데,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부패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혈류가 막혀 뼈의 일부가 죽는(괴사하는) 것이고, 실제로 무증상이고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문제는 대퇴골두가 체중을 받치는 관절이라는 데 있어요. 죽은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계속 하중을 받으면, 진행할 경우 골두가 함몰되고 무너질(붕괴) 수 있습니다. 골두가 함몰되면 관절면이 울퉁불퉁해지면서 통증과 변형, 퇴행성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요.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 일부가 괴사하고 진행 시 골두가 함몰되는 과정을 단계로 보여주는 개념 도식

이 병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생긴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주로 30~50대에서 발생하고(고령·소아도 가능),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질병관리청).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약 60%에서 양쪽 고관절에 모두 생긴다(양측성)는 것입니다(서울아산병원). 한쪽이 아파서 검사했다가 반대쪽에서도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어떤 분이 위험한가요? — 위험인자 (스테로이드·과음·외상·잠수병 등)

무혈성 괴사를 의심하는 출발점은 위험인자예요. 진료실에서도 "다친 적 없는데 사타구니가 계속 아프다"는 분을 보면, 가장 먼저 아래 위험인자가 있는지 여쭤봅니다.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있는지 가볍게 확인해 보세요.

⚠️ 한 가지 꼭 짚어둘 점이 있어요. "스테로이드를 어느 정도(몇 mg, 며칠) 쓰면 위험하다"는 구체적인 누적 용량·기간 기준은 이 글에서 수치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일반에 공개된 자료에서 명확한 수치 기준을 확인하기 어려웠고(리서치 단계 확인), 또 같은 용량을 써도 개인차가 큽니다. 정확한 위험도 평가는 처방 의사·정형외과 진료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고용량·장기 사용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에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점도 있어요. 스테로이드를 쓰거나 술을 마신다고 모두 무혈성 괴사가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일 뿐이에요. 다만 이런 위험인자를 가진 분이 사타구니 통증을 겪는다면, 단순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아보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세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초기 증상과 진행 단계 — 무증상 → 사타구니 통증 → 골두 함몰

무혈성 괴사의 까다로운 점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뼈가 죽기 시작해도 한동안은 아프지 않다가, 괴사가 진행되어 미세골절·함몰이 시작될 무렵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질병관리청·서울아산병원).

통증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진행 단계는 흔히 이렇게 이해하면 쉬워요 — ① 무증상 시기(뼈는 죽기 시작했지만 아직 아프지 않음) → ② 사타구니·양반다리 통증이 나타나는 시기 → ③ 골두가 함몰·붕괴되는 시기 → ④ 함몰에 더해 퇴행성 변화(관절염)까지 진행하는 시기. 실제 의학적 병기 분류에서도 1기(X-ray는 정상이지만 MRI 등에서 괴사 확인) → 2기(음영 변화·골절선) → 3기(함몰, 아직 퇴행 변화는 없음) → 4기(함몰 + 퇴행성 변화)로 나눕니다(질병관리청).

무증상기에서 사타구니 통증, 골두 함몰, 퇴행성 변화로 이어지는 무혈성 괴사 진행 단계를 순서로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여기서 조기 진단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요. 한 연구(2023년, 질병관리청 게재 인용)에 따르면,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약 20%가 1년 이내, 약 75%가 3년 이내에 대퇴골두가 붕괴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즉, 그냥 두면 적지 않은 경우에서 골두가 무너지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함몰이 일어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진행률 연구 2023 인용 포함),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단순 관절염·점액낭염과 어떻게 다를까 — 무혈성 괴사를 의심하는 단서

사타구니나 고관절이 아프다고 모두 무혈성 괴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더 흔한 다른 원인들이 있어요. 어디까지나 경향일 뿐이고 확진은 진료·영상으로만 가능하지만, 방향을 가늠하는 데 참고해 보세요.

구분잘 생기는 상황특징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비교적 젊은 층, 스테로이드·과음·외상·잠수 병력외상 없이 갑자기 사타구니 통증, 양반다리 어려움, X-ray 정상인데 통증 지속
퇴행성 고관절염주로 고령, 노화·반복 사용으로 연골 마모아침 뻣뻣함 후 활동 시작하면 통증, 활동하면 풀리다 과하면 악화
고관절 점액낭염·장요근 윤활낭염갑작스러운 운동·충격, 잘못된 자세, 과사용사타구니~허벅지 앞쪽 통증·방사통, 특정 동작·압통과 관련

무혈성 괴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심해 볼 단서는 다음 네 가지가 겹칠 때예요.

  1.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 갑자기 사타구니 통증이 생겼다.
  2. 비교적 젊은 연령(30~50대 등)이다.
  3. 고용량 스테로이드·과음 등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
  4. X-ray는 정상이라고 들었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

진료실에서도 이런 조합으로 오신 분들 중, X-ray는 멀쩡한데 통증이 지속되어 MRI를 찍어보니 무혈성 괴사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개별 사례가 아니라 일반적인 경향을 말씀드리는 것이에요). 그래서 위 단서가 여러 개 겹친다면 "단순 통증이겠거니" 하고 넘기지 마시고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한눈 요약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 볼 단서 (자가 확진용 아님)
①특별한 외상 없이 갑자기 사타구니 통증, ②비교적 젊은 연령, ③고용량 스테로이드·과음 등 위험인자 보유, ④X-ray는 정상인데 통증 지속 — 이 네 가지가 겹치면 단순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MRI를 고려해 보세요. 이는 의심 신호일 뿐 확진이 아니며, 진단은 진료와 영상검사로만 확인됩니다.
⚠️ 위 표와 단서는 자가 확진용이 아닙니다. "내가 무혈성 괴사다"라고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의심 단서가 겹치면 진료·영상검사로 확인하시라는 의미예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감별 보조) 헬스경향·증상 관련 매체 — 핵심 사실은 공식 의학출처 우선

왜 X-ray만으로는 부족하고 MRI가 필요할까

이 질환에서 꼭 알아두셔야 할 핵심이 있어요. 초기 무혈성 괴사는 X-ray에서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X-ray는 뼈의 음영(밀도) 변화나 함몰 같은 이미 진행된 변화는 잘 보여주지만, 혈류가 막혀 뼈가 죽기 시작한 아주 초기 단계는 잡아내지 못할 수 있어요(질병관리청·서울아산병원). 그래서 "X-ray 정상"이라는 말이 곧 "이상 없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때 가장 정확한 검사가 MRI입니다. MRI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유용해요.

CT는 함몰 범위를 보는 데 선택적으로 쓰이고, 골스캔은 MRI를 찍기 어려운 경우의 대안으로 거론됩니다(정확도는 MRI보다 낮음). 정리하면 — 위험인자가 있고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되는데 X-ray가 정상이라면, MRI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섹션의 핵심이에요. 검사 여부는 진료에서 의사와 상의해 결정합니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왜 의미가 있을까요? 골두가 함몰되기 전 단계(초기)에는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는 반면, 함몰·퇴행이 진행한 경우에는 선택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즉 일찍 발견할수록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의미예요. 다만 이것이 "조기에 발견하면 반드시 낫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치료 효과는 괴사의 크기·위치·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고, 개인차가 큽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치료는 어떻게 — (효과를 단정하지 않고) 큰 그림만

치료는 병기(진행 정도)와 증상에 따라 달라지므로, 아래는 어디까지나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개요예요. 구체적인 치료는 반드시 진료로 결정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균형 있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 "방치하면 무조건 인공관절"이라는 식의 단정도, "조기에 발견하면 무조건 완치"라는 식의 장담도 모두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무증상·비진행이면 경과만 지켜볼 수도 있고, 진행하면 단계에 맞는 치료를 고려합니다. 어떤 치료가 적절한지, 예후가 어떨지는 영상과 진료로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이런 신호가 있으면 단순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으로

아래 신호는 단순 근육·점액낭 문제가 아닐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합니다. "당신은 무혈성 괴사입니다"라는 진단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이럴 땐 늦추지 말자"는 참고로 받아들여 주세요.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가까운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위 위험신호는 일반적인 진료·감별 원칙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과도한 불안보다는 행동의 기준으로 활용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스테로이드를 먹으면 다 무혈성 괴사에 걸리나요?
A. 아니에요. 스테로이드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일 뿐, 복용한다고 모두 걸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고용량·장기 사용은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어, 스테로이드 병력이 있는 분이 사타구니 통증을 겪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료받아 보시는 것이 좋아요. (구체적인 위험 용량·기간은 개인차가 커서 이 글에서 수치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Q. X-ray가 정상이면 안심해도 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초기 무혈성 괴사는 X-ray에서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위험인자가 있고 통증이 지속되는데 X-ray가 정상이라면, MRI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검사 여부는 진료에서 상의하세요.

Q. 양쪽 다 생기나요?
A. 약 60%에서 양쪽 고관절에 생기는(양측성)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서울아산병원). 그래서 한쪽이 아파 검사할 때 반대쪽도 MRI로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Q. 술 때문에 고관절이 아픈 것 같은데, 끊으면 좋아지나요?
A. 과음은 위험인자이므로 절주·금주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생긴 괴사가 금주만으로 회복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이 지속되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먼저예요.

Q. 꼭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병기와 증상에 따라 다릅니다. 무증상·비진행이면 경과 관찰만 할 수도 있고, 초기에는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도 있어요. 인공관절은 함몰·퇴행이 진행했거나 보존치료로 호전이 없을 때 고려되는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시점과 방법은 진료로 정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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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핵심 3줄 요약

증상이 비슷하다면 자가 판단으로 끝내지 마시고, 가까운 정형외과에서 진료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 프로필
유종현 정형외과 전문의
전주 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근골격계 질환 진료

본 글은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이 진료 경험과 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감수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슬관절·견주관절 전임의 및 Master course, 을지병원 족부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정확한 진단·치료는 대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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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감수: 2026-07-07 · 정형외과 전문의 유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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